종양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고전적인 방법으로는 수술,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이 있다. 그러나, 각각의 치료방법이 한계를 갖고 있어 종양을 완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에 의해 종양 조직을 제거하더라도 소수의 종양세포가 다른 부위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고 화학요법은 비교적 광범위하게 치료에 사용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고형 종양에서 치료율이 좋지 않고 정상적인 세포들도 죽여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잇따른다.
이러한 고전적인 종양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면역항암제의 개발을 통한 상용화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면역체계를 자극하여 면역세포가 선택적으로 종양세포만을 공격하는 치료제로서 면역세포를 재활성화 시키는 면역관문억제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 종양항원을 표적으로 공격하는 항체치료제, 면역세포치료제 등이 있다.
항암면역세포치료제는 체외에서 배양을 통해 인체의 면역세포를 증폭, 강화한 후 환자에게 투여하여 종양 등과 같은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치료제이다. 이는 인체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킴으로써, 환자 자신의 면역체계를 이용하여 몸 안에 존재하는 종양세포를 제거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 개인별 맞춤치료라는 측면에서 기존의 치료법과는 구별된다.
항암면역세포치료는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졌는데 1980년대 미국립보건원(NIH)에서 체외배양으로 활성화시킨 자가 T세포로 악성 흑색종(Melanoma)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가 시도되었다. 하지만 항원 특이성이 결여된 T세포는 악성 흑색종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해서 T세포에 항원 특이성을 제공하고자 항체 인식부위(scFv)와 T세포의 세포내 활성화 도메인을 결합시킨 키메라항원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 CAR)가 이용되었다.
특히, CD19 항원을 인식하는 CAR를 T세포에 발현시킨 CD19-CAR-T세포는 재발한 악성 B세포 혈액암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면역세포치료제의 상업화를 앞당겼다. 이러한 좋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표적 세포를 만나면 빠르게 분열(clonal expansion)하는 T세포의 특성으로 인해 싸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을 유발하고, T세포를 타인에게 투여 시 면역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환자 1인만을 위한 수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치료제라는 것이 상업화의 장애 요소이다.
CAR-T 세포의 상업화는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 NK cell)치료제 개발에도 영향을 주었다. NK세포는 바이러스 감염 세포나 종양세포를 즉시 인식하여 제거하는 면역세포로서 우리 몸에서 1차 방어기능을 하는 효과 세포이다. T세포와 비교하여 클론 증식이나 memory 기능은 약하나 대신 싸이토카인 폭풍의 위험이 적다. 혈액암에 대한 조혈모세포이식에서 NK세포의 투여는 이식편대숙주병(Graft-versus host disease, GvHD)을 억제하고 이식편의 항종양효과(Graft-versus Leukemia, GvL)를 유도했다. 따라서, 혈액암에 국한되었던 NK세포를 이용한 임상시험은 국내외에서 흑색종, 림프종, 고형암에서도 시행되고 있다.
NK세포 등 전 세계 세포치료제 시장규모는 2015년 40억달러에서 2020년 초반 75억달러로 급증했으며, NK세포 기반의 시장은 2018년 약 15억달러에서 2026년 약 38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NK 세포치료제의 개발은 미국 내 바이오 기업으로 페이트 테라퓨틱스(Fate Therapeautics), 엔카르타 테라퓨틱스(Nkarta Inc), 아피메드 NV(Affimed NV), 이뮤니티 바이오(ImmunityBio), 앤쓰로제네시스(Anthrogenesis),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Artiva Biotherapeutics) 등이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미국의 머크와 손잡고 3가지 고형암 타깃 치료제를 개발하는 GC녹십자랩셀, 고순도 말초혈액 유래 NK세포를 대량 배양할 수 있는 원천기술 플랫폼 ‘슈퍼NK’의 엔케이맥스, 유전자조작 방식 대신 선천성 면역세포인 NK세포를 활용하는 박셀바이오, Pembrolizumab와 NK세포를 병합 치료하는 에스엠티 바이오, NK세포 증식력을 2000배 가량 높인 차바이오텍, 툴젠과 ‘CRISPR’ 동종유래 ‘CAR-NK’를 공동개발하는 제넥신 등이 활발히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뮤니크(Immunique)는 제대혈 유래 NK세포의 대량 증식을 통해 혈액암 뿐만 아니라 고형암을 표적으로 하는 항암면역세포치료제를 개발한다. 또한, 단백질을 이용하여 NK세포의 노화를 극복하고자 하는 개발과 B세포 림프종을 공격하기 위한 유전자 도입의 차별화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