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년 전 첫 제대혈 이식의 성공 이후, 제대혈은행을 통한 비혈연 제대혈 이식은 매년 3,000-4,000건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저장된 제대혈의 약 5% 내외만 조혈모세포 이식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조혈모세포 이식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들의 치료를 위하여 제대혈을 활용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즉, 제대혈 내 단핵구를 활용해 뇌성마비, 자폐증, 허혈성 저산소뇌병증, 제1형 당뇨병 등의 질환에 임상시험을 진행하기도 하였으며, 제대혈의 체외증식을 통하여 조혈모세포 이식을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제대혈을 기반으로 하는 줄기세포치료제 개발과 함께 제대혈에 존재하는 강력한 면역세포들을 활용하는 세포치료제 개발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대혈 내에는 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s, MSCs)를 비롯해, 항원 특이적 T세포,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s, NK cells),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 Treg) 등이 존재하고 있다. 제대혈 유래 간엽줄기세포의 경우는, 골관절염, 이식숙주편대질환(Graft versus host disease, GvHD) 등을 비롯한 가장 많은 질환들을 대상으로 연구 및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제대혈 유래 Treg 세포를 활용해서 GVHD뿐만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인 제1형 당뇨병, 만성B형 간염 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연구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골수 혹은 말초혈 유래 NK세포에 비해 아직 임상적 연구가 더디지만, 제대혈 유래 NK세포에 Chimeric antigen receptor(CAR) 유전자 도입을 통한, 고형암 질환 타겟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제대혈 내 수지상 세포를 활용한 GvHD, 자가면역질환, 만성 B형 간염 연구도 시도되고 있다.
현재 보관되어 있는 제대혈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써,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한 용도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제대혈 내 중간엽줄기세포나 면역세포를 활용한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국가적인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